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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코즈정리로 본 현대 경제학

by 엠지엔엔 2026. 1. 25.

 

코즈정리는 현대 경제학에서 시장의 효율성과 제도의 역할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이론으로 평가받는다. 거래비용이 존재하지 않거나 극히 낮다는 가정하에, 자원의 초기 권리 배분과 무관하게 당사자 간 협상을 통해 효율적인 자원 배분이 가능하다는 점을 설명한다. 이 정리는 외부효과 문제를 바라보는 기존의 정부 개입 중심적 시각을 재검토하게 만들었으며, 오늘날에는 경제학 이론을 넘어 법과 경제, 정책 설계, 제도 분석 영역까지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코즈정리와 시장 효율성의 관계

코즈정리는 시장이 반드시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 없이도 효율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이론이다. 전통적인 미시경제학에서는 외부효과가 발생하면 시장이 실패한다고 판단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조세나 규제 같은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그러나 로널드 코즈는 이러한 접근이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부효과의 존재 자체보다,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거래비용에 주목했다.

거래비용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는 이해관계자들이 직접 협상에 나설 수 있고, 이 협상 과정에서 자원은 가장 가치 있는 용도로 배분된다. 예를 들어 공장 소음 문제에서 주민들이 조용한 환경을 더 중시한다면 공장이 방음 설비를 설치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고, 반대로 공장의 생산 가치가 더 크다면 주민이 보상을 받고 소음을 감수하는 선택도 가능하다. 이때 핵심은 누가 처음에 권리를 가졌는지가 아니라, 협상을 통해 조정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논리는 시장을 단순한 가격 교환의 장이 아니라, 계약과 협상, 권리 구조가 작동하는 제도적 공간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현대 경제학에서 코즈정리는 시장 효율성을 논의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기준점이 되었으며, 자유시장 논의와 정부 개입 논쟁 모두에서 중요한 이론적 토대로 자리 잡았다.

거래비용 개념과 현대 경제학

코즈정리의 핵심 개념인 거래비용은 계약을 체결하고 정보를 탐색하며 협상을 진행하고, 합의를 집행하는 데 드는 모든 비용을 포함한다. 이는 단순한 금전적 비용뿐 아니라 시간, 노력, 법적 분쟁 가능성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현실의 시장에서는 이러한 거래비용이 항상 존재하며, 그 크기에 따라 시장 구조와 경제적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코즈는 기업이 왜 존재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도 거래비용 개념으로 답했다. 이론적으로는 모든 거래를 시장에서 처리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시장을 통한 거래가 지나치게 많은 비용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기업이라는 조직 형태가 등장했다는 것이다. 기업 내부에서는 가격 협상 대신 명령과 규칙을 통해 자원을 배분함으로써 거래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은 이후 신제도경제학으로 발전하며 현대 경제학의 분석 범위를 크게 확장시켰다. 법과 제도, 계약 구조, 규제 환경이 경제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하는 데 거래비용은 핵심 변수로 활용된다. 오늘날 플랫폼 경제, 디지털 시장, 공유경제 분석에서도 거래비용 개념은 중요한 역할을 하며, 코즈정리는 이러한 연구의 이론적 출발점으로 기능하고 있다.

코즈정리의 한계와 정책적 시사점

코즈정리는 이론적으로 매우 설득력이 있지만, 현실 적용에는 분명한 한계를 가진다. 가장 큰 제약은 거래비용이 0에 가깝다는 가정이 현실에서는 거의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해관계자가 많아질수록 협상은 복잡해지고 비용은 급격히 증가하며, 정보 비대칭과 권력 불균형은 협상의 공정성을 훼손한다. 환경오염이나 기후변화처럼 광범위한 외부효과 문제는 개인 간 자발적 협상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즈정리가 갖는 정책적 시사점은 매우 크다. 이 정리는 정부 개입이 항상 최선의 해답이라는 사고를 경계하게 만들고, 제도 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규제나 조세보다 명확한 재산권 설정과 협상 구조 마련이 더 효율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현대 경제 정책에서는 코즈정리를 통해 ‘정부냐 시장이냐’라는 단순한 이분법을 넘어, 거래비용을 최소화하는 제도적 환경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라는 방향으로 논의가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코즈정리는 법과 경제학, 공공정책 분석 분야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이론적 기반으로 활용되고 있다.

 

코즈정리는 현대 경제학에서 시장 효율성, 거래비용, 제도의 역할을 통합적으로 이해하게 해주는 핵심 이론이다. 비현실적인 가정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정리는 정책 판단과 경제 분석에서 강력한 사고의 틀을 제공한다. 코즈정리를 깊이 이해할수록 시장과 정부의 역할을 보다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으며, 복잡한 경제 문제를 균형 있게 해석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